광화문 해치 판관, 을지로 도깨비, 명동 여우 언니, 지리산 반달 할매, 사직 갈매기, 오대산 범 어르신. 사람이 아닌 마스터 여섯이 팔도 지도에 들어왔어요.
오래전부터 팔도 곳곳에 머물던 영험한 존재들이 이번에 집을 냈어요. 지도에서 대표 색 테두리를 두른 얼굴이 그 집이에요.
해치 판관은 억울한 일과 다툼을, 을지로 도깨비는 돈길을, 여우 언니는 연애를, 반달 할매는 지친 마음을, 사직 갈매기는 시험과 승부를, 범 어르신은 인생의 큰 갈림길을 잘 봐요.
영험한 존재들은 저마다 사는 법이 있어요. 도깨비는 낮이면 꾸벅꾸벅 졸고, 반달 할매는 겨울이면 겨울잠에 들고, 범 어르신은 날마다 다른 산마루에서 손님을 맞아요. 조는 집은 지도에서 어둡게 보이지만 문은 늘 열려 있어요.
의식도 집마다 달라요. 해치의 저울이 반듯해지고, 도깨비가 놋그릇을 뚝딱 두드리고, 여우구슬이 반짝이면 그 판에서 내 사주에 맞는 것이 나와요.

“옳고 그름은 가리되, 사람은 가르지 마시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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